제1강 안디옥 교회의 모범적인 상태
“이렇게 볼 때 결국 ‘내가 그를 불러서 시킬 일을 위해서 따로 세워라’ 하셨을 때의 그 부르심은 벌써 다메섹 노상에서 회개했을 그때부터 받은 것입니다. 그것이 그 후에 더 확인되고 좀 더 구체화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도하시는 방법이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인도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도하시는 방법은 한 걸음씩이지만, 하나님이 원하실 때는 그가 대체 어떤 범위 내에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계시하시기도 하시는 것입니다.” 한 걸음 인도하시면 그 한 걸음을 충실하고 성실하게 인도함 받고, 또 한 걸음을 인도하시면 또 그 인도함을 받으며, 그렇게 한 걸음씩 한 걸음씩 인도함을 받아 나가게 하옵소서.
“‘아무개 아무개를 따로 세워라’ 하셨을 때 그것이 성신의 말씀인지 사람들이 우연히 생각한 것인지 식별할 줄 알아야 성신의 말씀이 확인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식별했겠습니까? 적어도 그것을 식별할 수 있는 성숙성(maturity)이 그 교회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하나님의 거룩하신 사명을 각성하려면 각성할 수 있는 성숙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만큼 자라야 하고 그만큼 철이 들어야 하고 그만큼 그것을 식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성신이 하시는 말씀인지, 사람이 혼자 자다가 꿈꾸는 이야기인지, 덮어놓고 자기 속에서 일어나는 종교적 열정으로 ‘하자’ 하고 욱 하고 일어나는 이야기인지, 제직회가 제멋대로 결정한 이야기인지 그것을 식별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제직회가 결정하면 그것이 곧 하나님의 일이다’ 하는 망상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여기를 보면 한번도 제직회가 결정했다든지 교사들이나 선지자들이 모여 앉아 자기네끼리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성신께서 이렇게 하셨다는 것이 분명히 나타나 있습니다.” 성신의 말씀을 식별할 수 있게 자라고 철이 들고 성숙하게 하옵소서.
“내가 예수님과 직접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확실한 증표와 그것의 현실적인 효과는 어디에 나타나는가 하면 내가 예수님의 음성을 들을 줄 아는 데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중략) 하나님의 은혜의 실효성이 나에게 구체화하려면 항상 나의 인식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현실적인 효과가 늘 일상 중에 나타나게 하옵소서.
“구원받은 신앙은 신용이 아닙니다. 단순한 신뢰가 아닌 것입니다. 그것은 자기를 전적으로 맡겨 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확실한 사실이 나오려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사실이 나에게 생생한 현실로서 실감되어서 인식되어야 합니다.” 주께 전적으로 맡겨 버리게 하옵소서.
“하나님이 그 사랑하시는 자녀와의 거룩한 친교 관계 속에서 ‘너, 이것을 나를 위해서 해 주어야겠다. 네가 안 하면 안 되겠다’ 하고 말씀하실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네가 안 하니까 내가 기어이 데려다가 강제로 시키겠다’ 하고서 강제로 불러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고 하시거나 강제로 불러서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라고 하시거나 강제로 찬송하라고 하시지는 않는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자의식을 가지고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옵소서.
“인격적인 활동이라는 것은 자기가 자발적으로 자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의식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성신이 유기적으로 늘 영감하고 계셔야 합니다. 성신님은 나의 의식을 박탈하고 강제로 미시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가운데에서 우러나서 하도록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성신께 늘 유기적으로 가르침을 받고 인도함을 받아 자발적으로 자의식적으로 인격적인 신앙 생활을 하게 하옵소서.
“성신께서 충만히 역사하실 때는 내 전 의식(全意識)이 충만히 전 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전 인격적으로 움직일 때에는 ‘주여, 내가 주를 위해서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습니다’ 하고 나서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신님의 인격적인 역사와 인격적인 계시의 내용은 아무 사람에게나 다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장성과 성숙이 있어야 합니다.” 성신님의 가르치심과 인도하심으로 장성하고 성숙하게 하옵소서.
“보편성이 있을 때 비로소 보편 교회로서의 자기 사명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자체의 성격이 구비되는 것에 의해서 그 사명의 성격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만일 성약교회가 참으로 개혁교회다운 교회가 되려면 자체의 성격을 잘 반성해야 할 것이고, 만일 성약교회가 참으로 다른 교회에 역사적인 신앙을 전달할 수 있는 교회가 되려면 역사적인 신앙이 무엇인지 자신이 확연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무엇을 하기에 앞서 그러한 성격을 구비하고 있는지 반성하고 이를 갖추고자 힘쓰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어떠한 사람에게나 어떠한 교회에게 거룩하고 위대한 사명을 주시려고 할 때는 그 사람의 속성이 구비되어야 하고 인간으로서 벌써 위대해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그리스도적 사명은 그리스도적인 품성에서만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언제든지 중요한 것은 ‘무엇이다’ 하는 것이라고 전에 말씀드렸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자기 자신이 인격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적인 품성과 인격을 갖추게 하옵소서.
“성약교회가 거룩한 사명, 보람 있는 사명, 역사적인 사명에 대한 각성이 있어서 그것을 행하려면 자체로 구비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중략) 열심히 공부해서 지식도 쌓아야 하는 것입니다. (중략) 대학에서 공부하듯이 공부하라는 말씀입니다. 대학에 가서 공부할 때는 등록금을 냈으니까 아마 죽자 사자 하고 필기해 가면서 공부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예배당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니까 그냥 들어도 나중에 또 그런 강설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지식도 쌓고 사명도 각성하고 이를 행하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는 인격자를 통해서 일하시고 그 인격을 통해서 항상 성신이 역사하는 것이지 책을 통해서 하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책을 읽게 하신 다음에 그 위에서 역사하시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책 안에 성신이 계시는 일은 없는 것입니다. 성신은 우리 속에 거하십니다. 그러한 까닭에 사람이 서서 이야기할 때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설교집보다는 목사가 서서 설교한다는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인격적으로 성신께서 가르치실 때 배우고 깨달으며, 인도하실 때 따르게 하옵소서.
“‘자임(自任)함으로써 임명을 대신한다’ 하는 한 원칙을 세웠습니다. 자임했으면 자기 의무인 줄 알아야 합니다. 자임했으니까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것이 아닙니다. 자임이란 더 무서운 방식입니다. (중략) 그 자임이라는 것은 하나님이 내게 이 일을 임명하셨다는 것을 승인하는 태도입니다. 왜냐하면 선택은 사람이 하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언제든지 임명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교인들이 투표해서 임명하는 것도 아닙니다. 교인들이 투표했어도 하나님께서 거부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상 그런 일이 발생해야 하는 것인데, 교인이 투표하면 그대로 임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벌써 타락입니다.” 자임함으로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게 하옵소서.
“그 사람들을 하나로 매에 놓은 것은 보통 차원의 동족이라는 사실도 아니고 언어를 같이 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 위에 성신이 계셔서 하나로 매어 놓으신 것입니다.” 교회 사람들 관계 위에 성신이 계셔서 하나로 매어지게 하옵소서.
“구체적으로 행정의 직분이 없을 때에는 주의 말씀을 진실히 연구하는 것이 자기의 중요한 봉사의 일이요 섬기는 일인 것을 깨닫게 하시고, 그런고로 무책임한 태도로 말씀을 흘려버리는 일이 없게 하시고, 이 교회를 구성하는 전체 가운데 자기의 부분이 무엇인지를 다 밝히 깨달아 알게 합소서.”
1966년 3월 16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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